The series In the Blink of an Eye comprises the Snow, the Sparkle, the Cloud, Father, and an ongoing work composed of approximately 2,000 small monitors; with the exception of Father, all the photos were produced in Canada. In three works―the Snow, the Sparkle, and the Cloud―10,000 different black-and-white images of the title object were put together as a huge collage (3 m x 4 m) in the same way as the ImageCity series. In addition to these large works, Snow includes 50 photographs of snow measuring 150 cm x 150 cm. Father is, however, different from these works. Father, a collage of black-and-white portraits of the artist’s father, ended up displaying about one-third of the proposed 10,000 portraits and two-thirds blank spaces because his father passed away before the work was completed. Every single tiny object in each work, all of which appear and disappear in the blink of an eye, reflects an ephemeral individual life, suggesting the evanescence and transience of the human condition. Although Park, HongChun sees numerous natural phenomena through his camera, what he eventually captures in this series is immaterial time, a recurring subject. While the Trace series illustrates the weightiness of eternity and the traces of humans haunting the memory of time, In the Blink of an Eye is filled with fleeting moments―the landscapes of an instant. In this sense, Park’s reflective and philosophical landscapes are based on the tradition of the oriental landscape in which the realistic depiction of nature is often considered inferior to the philosophical depth accomplished through aesthetic meditation on nature. |
박홍천의 최근작인 <눈 깜짝할 사이에>가 다루는 대상들은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순간적인 속성을 지닌다. 눈, 물결, 구름, 그리고 아버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시리즈에서, 아버지를 제외한 세 작품들은 캐나다에서 제작되었다. 각각의 작품은 제목과 동일한 대상의 10,000 컷의 흑백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들이 <이미지 시티>와 동일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거대한 사진 콜라주로 완성되었다. 다만 눈은 이러한 대형 작품 외에 독립적인 사진 작품 50점을 포함한다. 10,000 컷의 각기 다른 이미지로 구성된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작가의 아버지의 초상 사진을 담고 있는 아버지는 화면의 1/3만이 채워져 있다. 작가는 아버지를 찾아 뵐 때마다 초상 사진을 촬영하여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7-8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 기간이 되기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작품은 검은 색의 여백을 담게 되었다.
이 시리즈에서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아버지뿐이지만 각 작품의 미세한 대상들은 모두 인생의 무상함을 의미하듯이 순간 반짝였다 사라진다. 무수히 많은 존재들의 반짝이는 찰나들로 채워진 대형 화면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공감을 형성하며 먹먹함을 느끼게 한다. 전작인 <체취> 시리즈가 태곳적부터 축적된 시간의 무게를 그리는 영겁의 풍경이었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는 말 그대로 쏜 살 같이 지나가는 찰나의 풍경이다. 작가는 카메라를 통해 무수히 많은 자연 현상들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가 궁극적으로 포착하는 것은 비물질적인 시간과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박홍천의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풍경은 때로는 자연의 사실적인 묘사보다 미적 관조를 통해 도달한 철학적 깊이를 더 중요하게 간주했던 동양의 산수화 전통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리즈의 연속선 상에서 2,000 여 개의 작은 모니터들로 구성된 작품이 진행 중에 있다. |